주택용 산업용 전기요금 단가 비교
오늘 전기요금 청구서가 왔더군요. 한전은 통크게 '하계할인', '7월 하계할인' 명목으로 6,634원이나 할인해줬습니다. 전기요금 폭탄 맞을까봐 정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에어컨은 최소한으로만 쓰고 선풍기를 끼고 살았는데 전기요금을 받아보니 그래도 인간답게 살 걸 그랬습니다. ㅠㅠ
요금을 할인받아서 좋긴한데, 문득 '이거 하나 해주고 그냥 넘어가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어 '전기요금 단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전기요금과 관련된 기사를 읽다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싼데 가정용은 비싸다'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진짜일까요?
1. 산업용은 뭐고 가정용은 뭐지?
막연하게 '공장에서 쓰는건 산업용이고 집에서 쓰는건 가정용이겠지'라고 생각하셨다면... 맞습니다. 좀 더 설명을 드리면 산업용은 사용규모에 따라 요금제가 달라집니다.
(1) 산업용 (갑) I : 계약용량이 4~300kW
(2) 산업용 (갑)II : 계약용량이 4~300kW + 고압송전망 연결고객 + 시간대별 구분 계량기가 설치된 고객
(3) 산업용 (을) : 계약용량이 300kW 이상 + 고압송전망 연결고객
[참고] 주택용 계약용량은 3kW (=3,000W) 이하
산업용으로 한전이 버는 돈을 확인해보죠.
▶출처 : 한국전력 홈페이지 http://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H/C/CYHCHP00201.jsp
산업용으로 쓰는 전기가 한전이 판매하는 전기의 절반이 넘네요. 그리고 확실히 산업용으로 싸게 팔았습니다. 주택용으로 쓰는 사람들한테 산업용 판매단가에 전기를 팔았으면 한전수익이 1조원 넘게 줄어들겠네요.
* 산업용 단가로 주택용에 팔았을때 판매수익?
주택용 판매량 656억kWh x 산업용 판매단가 107.41원 = 70,483억원
2. 산업용 요금은 정말 싼가? 네에...
먼저 요금제 단가를 보시죠.
가정용 요금제 단가 - 주택용(저압)
▶ 출처 : 한국전력 홈페이지 http://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E/E/CYEEHP00101.jsp
산업용 요금제 단가 - 산업용(갑)I
▶ 출처 : 한국전력 홈페이지 http://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E/E/CYEEHP00103.jsp?menuCd=FN0201060103
산업용 요금제 단가가 확실히 싸긴 쌉니다. 주택용과 가장 비슷한 저압전력을 보니 가장 비쌀때 전력량 단가가 81원이네요. 일반 가정집에서는 누진제 구간 1단계(100kWh까지)가 아니고서야 저 가격은 딴동네 얘기네요.
그래도 저는 산업용이 좀 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다, 사용량도 많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얼마나 싸게 파느냐, 형평성이 문제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용과 산업용 등 전기요금 단가를 비교해봤습니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모두 고려)
일반용, 산업용끼리는 결국 단가가 비슷해집니다. (115~125원 사이)
주택용하고 비교해볼까요. 사용량이 적을때는 일반용과 산업용의 기본요금이 주택용보다 비싸서 1~350 kWh를 사용할때는 일반용, 산업용의 전기요금 단가가 주택용보다 더 비쌉니다.
하지만 350kWh보다 더 사용하면 그때부터는 상황이 반전됩니다. 산업용은 더 쓸때마다 단가가 낮아지는 반면 주택용은 치솟죠. 꾸준히 높아져서 주택용 단가가 산업용 등 단가의 4배를 넘어섭니다.
이건 주택용에 대한 명확한 차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비교한거지만 화가 나네요. 제가 호굽니까?!!!!!!!!!!아아기며ㅑㄴㄷ소 전력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합니다!!!! 아 짜증나.
우리가 받는 전기가 얼마짜리인데 저 가격에 파는건지 궁금해졌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한전은 직접 발전을하지 않습니다. 한전도 전기를 사다가 파는겁니다.
발전소 → 전력거래소(KPX) → 한전 → 주택, 공장 등
90~100원 수준 110원 내외
[참고] 전력거래소 월별 정산단가 http://epsis.kpx.or.kr/epsis/ekmaStaticMain.do?cmd=004063&flag=&locale=KR
거의 모든 발전소는 전력거래소(KPX)에 전기를 팔아야 합니다. 전기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국가가 만든 중개업자 같은거죠.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이 모여 법에 따라 설립한 비영리 특수법인입니다. (한전지분 50%)
올해 2월에 전력거래소는 발전소에서 1 kWh당 90원 정도에 전기를 사왔네요. 그럼 110원에 팔았으니까 20원씩 남기고 판건가...
그래서!! 야밤에 전자공시시스템으로 고고!!
[한국전력 전기판매사업부문 판매전력당 비용]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160901000093
뭔가 숫자가 안맞는다능...
전기판매 말고도 관련된 다른 사업이 있었을 거라는 걸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일반 가정에서는 전기판매 사업부문에서 이것 저것 다 합쳐서 나올 수 있는 비용의 최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전기를 사다가 쓰고 있습니다. 한전 주택용 요금 수익률 대박!
반면 일반용, 산업용은 노마진 혹은 저마진으로 사다가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한국전력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은 주택용에서 나온거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새벽에 아무생각없이 내뱉는 말! 사실과 무관합니다.)
어서 전력요금이 합리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어떻게 바뀌는가가 관전 뽀인트! 계속 지켜보자구요. 아마 잘~ 할겁니다.